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의 개념적 이해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문제행동과 관련하여 징계나 처벌에 초점을 두는 전통적인 전략을 사용하지만, 교사들의 부정적이고 처벌 중심적인 훈육은 문제행동을 조절하는 데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문제행동의 강도와 빈도를 더 높이고 학생과 교사 간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렇게 전통적인 혐오자극 사용의 역효과와 윤리적 문제가 대두되면서 그에 대한 대체 중재로 긍정적 행동지원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행동 전문가가 문제행동을 하는 소수의 학생들을 소집단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지도하여도 학생이 교실로 돌아가면 그 지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전략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학생이 속해 있는 환경이 지속적으로 학생의 대체행동이나 바람직한 행동을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학생에게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학교 전체에서 이러한 대체행동을 지원하지 못한다면 학생은 익숙했던 부적절한 옛 방식의 행동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는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에 대한 개별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학교에 있는 모든 성인은 학생의 행동은 학생이 속해 있는 환경과 기능적으로 관련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Stormont, Lewis, Becker, & Johnson, 2012). 지속적인 문제행동을 보이는 대부분의 학생은 자신의 가정과 지역사회에 있는 주위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부적절한 행동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부적절한 행동은 주로 부적강화의 원리에 의해 유지된다. Patterson(1982)이 말한 '강화의 덫'에 걸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아이가 사탕을 사달라고 할 때 엄마가 안 된다고 하면 아이는 떼를 쓰고 울고, 그러면 엄마는 아이에게 사탕을 사 주게 되고, 어른이 사탕을 사 주면 아이는 떼쓰는 행동을 멈추는 일이 반복된다면 강화의 덫에 걸릴 수 있다. 여기에서 아이는 자신의 욕구(예: 사탕 얻기)를 충족하기 위해서, 그리고 엄마가 제공하는 혐오적인 자극(예: 안 돼)을 피하기 위해서 부적절한 행동(예: 떼쓰기)을 하고, 엄마는 아이가 주는 혐오적인 자극(예: 떼쓰기)을 피하기 위해서 사탕을 사 주게 된다. 즉, 아이의 떼쓰는 부적절한 행동은 엄마의 사탕 사 주기에 의해 정적 강화될뿐만 아니라, 엄마가 안 된다고 지시하던 혐오적인 자극을 철회함으로써 부적 강화된다. 또한 어른의 사탕을 사 주는 행동도 아이가 떼쓰기를 멈추는 것을 통해 부적 강화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아동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또는 안 된다고 저지하는 싫은 자극을 피하기 위해서 떼를 쓰는 부적절한 행동을 학습하게 된다.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도 이런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책을 집어 던지는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교사가 안 된다고 말하면서 학생의 손목을 잡으면, 학생은 잡힌 손목이 놓일 때까지 교사의 손을 물고, 교사는 학생의 손을 놓아주는 행동이 반복될 수 있다. 이 경우에 학생은 안 된다고 제지하며 손목을 잡는 혐오자극을 피하기 위해 교사의 손을 물고, 교사는 손이 물리는 혐오자극을 피하기 위해 학생의 팔을 놓아주게 된다. 아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주위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혐오자극을 피하기 위한 부적절한 행동을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 아동들은 성인이 제공하는 유쾌한 자극을 통해 적절한 행동을 지속하는 것을 배우지만, 문제행동을 많이 보이는 대부분의 아동들은 정적 강화를 받을 기회가 많지 않을뿐더러 정적 강화를 받으려는 것보다는 혐오적인 결과를 피하려는 것에 동기부여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혐오적인 자극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보다는 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의미 없게 하며 바람직한 대체행동이 일어나게 할 가능성이 높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사실을 학교 안의 모든 성인들은 이해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행동과 교수 환경의 기능적 관계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가 실제로 현장에서 전반적으로 적용되려면 학교에는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앞에서 든 예에서, 중재 결과로 연구 대상 학생이 처음으로 수업시간에 손을 들었을 때,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가 당연히 그 학생의 변화를 알아보고 정적강화를 할 것을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교육현장에서 모든 교사들이 교육적 중재를 수행할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기대해서는 안 됨을 보여주는 예다. 학교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수적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Kauffman(1993)은 학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를 위해서도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학교가 교사의 성장을 육성하는 수준까지만 학생의 성장이 육성될 것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이는 학교에 강력한 시스템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교사를 위한 교수적 지원체계 외에도 학교에는 교사들이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학생들에게 원활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체계도 필요하다. 이처럼 전체 교직원이 학생의 행동과 환경이 기능적 관계가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가운데, 학생의 부적절한 행동을 의미 없게 만들고, 바람직한 행동을 일관성 있게 강화하는 긍정적인 학교 환경을 만들려는 것에서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이라는 개념이 출발했다.

 Sugai와 Horner(2009)는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이란 학교 안에서 모든 학생들이 사회적 또는 학업적 성취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지원하고 긍정적 사회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체계적 접근 방식이라고 했다. 그들은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의 목적은 학교의 시스템과 절차를 개선하는 것을 통해 교사들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촉진하고 학생의 행동을 변화시켜 학교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에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은 학교의 모든 구성원, 즉 학생과 교직원의 행동에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오려는 체계적이고, 긍정적이며, 예방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은 학생들이 사회적으로나 학업적인 면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학생이 속한 교육환경에 효율적이고 우호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둔 전략이다.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의 개념을 긍정적 행동지원의 개념과 비교하자면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은 긍정적 행동지원의 적용을 개인에서 학교 단위로 확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긍정적 행동지원은 한 개인 아동의 행동지원에 초점을 두어 모든 환경적 상황을 고려하여 중재방안을 고려하는 것이며, 이때 행동지원의 대상은 주로 심각한 문제행동을 나타내 보이는 소수의 아동들이다. 반면에 학교 차원 긍정적 행동지원은 문제행동을 나타내 보이는 소수의 아동뿐만 아니라 학교에 소속된 모든 아동들에게 긍정적 행동지원의 이념을 실천하는 것이다. 즉, 행동지원의 대상이 개별 아동이 아니라 학교로 바뀐 것이다.

 모든 구성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적절하게 작동되는 기관/조직(organization)은 다음 네 가지로 규정되는 특징을 갖추고 있다: 1) 공동 비전/가치, 2) 공동 언어, 3) 공동 경험, 4) 질 높은 리더십(Gilbert, 1978; OSEP, October 2015a). 학교도 하나의 기관/조직이므로 이 네 가지의 특징이 필요하다. 학교라는 기관/조직이 이 네 가지 특징을 어떻게 갖추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가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효과적인 조직/기관의 네 가지 특징을 <그림 2-1>과 <표 2-1>에 제시하여 설명했다.

 

<그림 2-1>

 

 <표 2-1> 효과적인 조직/기관의 네 가지 특징

특징	설명
공동 비전/가치	조직/기관의 대다수에 의해 수용되는 미션이나 목표나 목적으로, 공유된 필요를 반영하고, 실행 계획이나 의사결정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공동 언어	조직/기관의 비전과 활동과 운영을 설명해 주는 용어와 문구와 개념들로, 조직/기관의 구성원들에게 유익하고 효과적이며, 효율적이고 적절한 의사소통이 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공동 경험	조직/기관의 모든 구성원들이 실행하거나 경험한 활동이나 일과나 절차나 작전들로, 수행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자료가 주어지는 피드백 체계를 포함하며, 성과로 연결되는 활동을 뜻한다.
질 높은 리더십	조직/기관의 비전과 언어와 경험을 달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조직된 직원과 정책과 구조와 과정을 의미한다.

 

요약하면,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은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을 포함하여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공동의 가치나 기대행동을 지원하는 가운데,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에 대해 연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또한 직접적인 행동지원이 필요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시스템이란 학교 환경에 있는 성인이 학생을 위해 최상의 실제를 실행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훈련과 지원을 의미한다(Stormont, Lewis, Becker, & Johnson, 2012). 이런 시스템이 실행되려면 학교 차원에서 행동지원팀이 형성되어야 하고, 행동지원 연속체가 구축되어야 하며, 모든 학교 환경에서 모든 성인에 의한 모든 학생들의 적절한 행동과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지원과 지도가 이루어져야 하고, 모든 과정에서 자료에 근거한 결정이 있어야 한다.

 

<출처: 행동수정이론에 기초한 행동지원, 양명희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