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어행동분석

언어행동분석과 언어발달 2

by 따수미 2024. 4. 14.

 언어를 기능에 두어 분석하는 과정은 언어학자들이 품사나 문장구조에 의해 말을 분석하는 과정과 분명 다르다. 이러한 접근을 전통적인 접근과 구분하기 위해 Skinner는 이를 언어행동(verbal behavior)이라 불렀는데, 이는 언어의 행동적인 기능 그 자체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Skinner는 종종 그 저서에서 함묵증(aphasia), 반향어(echolalia)그리고 동어반복증(Palilalia) 등에 관한 사례를 들기는 했지만, 정상적인 언어발달을 보이지 않는 개인에 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어행동은 정상적인 언어발달을 보이는 사람들은 물론 언어발달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기획하는 데에 있어 그리고 언어발달과정에서 필요한 언어능력을 파악하는 데 이상적인 지침서라 할 수 있다. Skinner의 언어관은 언어행동이 타고난 능력에 의해 형성되고 유지된다고 고집한 전통적인 언어학자들에 의해 초기에는 비판을 받았다(Chomsky, 1959; Chomsky & Place, 2000; MacCorquodale, 1970). 그러나 사실, 언어지체의 정도를 완화하려는 교수법의 괄목할 만한 발전은 Skinner의 책에 기반을 둔 연구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언어행동분석은 한 개인의 능력범위 안에 부재하는 기능적인 언어능력군(verbal repertoire)을 형성시키기 위한 환경적인 중재 기반이 된다. 언어란 단지 음성언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언어기능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행동을 포함한다. 언어는 몸짓, 수화, 혀 차는 소리(clicking sound) 혹은 음향적으로 다른 음성형태 등(예: 다른 언어들)을 포함한다(Culotta & Hanson, 2004; Deacon, 1997). 이러한 언어에 관한 관점은 형태로서의 언어가 아닌, 하나의 기능적인 사회적 도구로서의 언어사용에 중점을 두었고, 이는 언어가 지체된 사람들이 한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공통된 문화를 공유하는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돕는다.

 아동들은 전형적으로 그들의 부모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사회화를 위한 노력을 통해 언어기능을 습득한다. 음성언어에 장애가 있으나 언어기능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학기술과 대체수단을 통해 장애를 보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언어기능(verbal function)이 결핍될 경우에는 그것을 보상할 방법이 거의 없었고, 언어기능이 없는 개인은 전적으로 타인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았다.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동 중에는 부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인 언어구사를 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언어를 기능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언어행동과학이나 언어행동분석에 기반을 둔 절차를 통한 비상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서 아동들이 인위적인 소리, 기호 혹은 상징을 구성하고 운용함으로써 그들 사회 안의 청자들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고 이에 따라 많은 아동들이 사회화가 되는 데 보탬이 된다.

 최근 신경과학, 언어학, 인류학, 기타 여러 학문들이 언어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나, 행동분석적인 연구는 이러한 연구 노력과는 비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신경과학자들은 언어와 뇌 혹은 다른 신경학적인 과정과의 관계를 연구한다. 이러한 연구는 말하고 듣는 행동과 MRI(Magnetic Resonance Imagery) 상에 나타난 뇌의 부분들 간의 생리학적인 상관관계를 규명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외부로 드러나는 행동(말하기나 쓰기와 같은 타인에 의해 관찰될 수 있는 행동)과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내적인 행동(MRI나 다른 도구에 의해서만이 감지할 수 있는 뇌파나 혈류의 변화와 같은 행동) 간의 관계를 밝혀냈다. 그러나 야구공을 치는 동작에 연루된 근육의 움직임만을 통해 그 타자의 기술을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말하기나 듣기와 연관된 뇌 생리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언어기능의 근원을 설명할 수 없다.

 분명히, 언어행동(production of language)과 관련된 유전적인 그리고 생리적인 요인들이 있으며, 그것들 없이는 언어행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환경과 어느 정도의 상호작용이 없이는 그리고 그 환경적인 사건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비록 물리적인 언어형태에 대한 이해가 형성되었더라도 언어를 기능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종종 불가능하다. 게다가, 현존하는 증거에 의하면 비록 손상된 생리적 구조가 존재하더라도(예: 손상된 신경전달체), 강도 높은 환경적인 중재에 의해 언어기능을 유도함으로써 그것들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Greenfield, 1997).

 비록 생리적인 그리고 환경적인 연구와 적용이 중요하지만, 어떤 조건에서 언어행동이 산출(emit)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언어학이나 언어신경과학(neuroscience of language)과는 별개의 분야로 하나의 필요한 과학의 분야이다. 언어행동분석은 환경적인 중재에 관심을 두며, 환경과 행동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교수과학의 기반을 제공한다. 그것은 (1) 효과적인 교수중재의 제공, (2) 언어행동을 위한 동기유발이나 언어행동 관리, (3) 부재하거나 취약한 언어잠재능력(verbal capabilities)을 형성시킬 근원이 된다. 부재하는 언어능력을 파악하고 형성시켜 줌으로써 언어지체를 보이는 아동들의 언어발달이 진전되도록 지원해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언어행동의 기능을 알아야 하거나 혹은 어떻게 왜 언어행동이 이루어지는지를 그리고 언어행동의 환경적인 근원을 알아야 한다(Donahod & Palmer, 1992; Pinker, 1999). 

 

<출처: 언어행동분석, R. Douglas Greer & Denise E. Ross 지음>


-->-->